사립유치원의 미래 경영 방향과 전략

글 / 김경현(브레노스 창의영재교육연구소 소장, 유경회 10기)

 

2009년 12월 8일 발표된 ‘유아교육 선진화 추진계획’을 시발점으로 100년 역사의 사립유치원은 중대한 변화 시기에 접어들고 있습니다. 2011년 교육통계에 의하면 전국 3～5세 유치원생 56만4천8백34명중 사립유치원에 다니고 있는 원생 수는 43만8천7백39명으로 전체 대상자중 78%를 사립유치원에서 교육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유아교육 재정 지원 현황을 보면 OECD국가평균이 공적 자금이 85.5%인 반면, 한국은 58.9%로 아직 OECD국가 평균치에 못 미치고 있습니다.(교육과학기술부ㆍ한국교육개발원, 2008 OECD 교육지표 통계) 이를 쉽게 말하자면 한국에서는 1인당 교육비가 100만원이 든다고 할 때 국가가 58만9천원, 개인이 41만1천원을 부담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정부에서는 유아교육 선진화를 위한 공적 자금을 지속적으로 확대 지원하면서 한편으로는 사립유치원의 공공성, 책무성, 투명성 등의 제도적 보완책이 필요했고, 그 방안으로 유아교육법 법률개정안을 2012년 2월27일 국회에서 통과시켰습니다. 교육과학기술부 2012년 3월20일 보도 자료의 표현대로 “유치원 교육, 100년 만에 확～ 달라진다!”입니다.

 

유아교육법 주요 개정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유아 무상교육을 1년에서 3년으로 확대

2013년부터 만 3～5세 유아 전원에게 월 22만원을 지원하고, 24만원, 27만원, 30만원으로 2016년까지 단계적으로 지원을 확대하여 젊은 부부의 경제적 부담이 경감되도록 하였습니다.

 

유치원 운영위원회 설치

유치원 운영에 대한 주요 사항을 자문하는 유치원 운영위원회를 구성․운영할 수 있도록 하여 학부모 참여 통로를 제도적으로 마련하고 유치원 운영의 자율성 및 투명성이 재고되도록 하였습니다.

 

사립유치원 재무회계규칙 도입

교과부에서 유치원 재정 운영의 투명성과 학부모의 유아교육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기 위하여 사립유치원의 특성에 적합한 유치원 회계를 도입하도록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였으나, 사립유치원 총연합회에서 사립유치원 현실에 조금 더 적합한 방안을 만들어 의원입법으로 추진 중에 있습니다.

 

 

유아교육정보시스템 구축․운영 근거 마련

2012년 9월29일 오픈된 유치원 알리미 사이트(e-childschoolinfo.mest.go.kr)를 통해 유치원 공시정보는 7항목 18범위를 정시와 수시로 구분하여 공시함에 따라 학부모들은 해당 유치원에 대한 각종 정보를 열람, 선택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종일제’를 ‘방과 후 과정’으로 개념 명료화

현행 반일제, 시간연장제, 종일제 개념을 삭제하고, 기본적인 교육과정 운영과 ‘교육과정 이후에 이루어지는 그 밖의 교육활동 및 돌봄 활동’을 ‘방과 후 과정’으로 규정함으로써 개념을 단순․명료화하였습니다.

 

사립유치원을 운영하는 경영자입장에서 보면

 

100년간 개인재산을 투입하여 유아교육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한 교육자로서의 위치가 2012년 4대 광역시 사립유치원 감사와 경기도 일부 유치원 불법 대출문제가 언론에 불거짐에 따라 유치원 운영에 막연한 불안감을 갖게 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교육청으로 부터는 교과부 감사에 대비한 2009년부터 2011년까지 3년간의 세입세출자료, 통장거래내역 및 원아별 특기적성교육비 자료제출 등은 준비도 안 되어 있는 상태에서 경험해보지 못했던 고강도의 충격적인 내용입니다. 매년 제출하는 결산서와 예산서에 대하여 심도 있게 검토하고 관항목에 대하여 형식적으로 검토한 많은 유치원들은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당황스러운 일이 되었습니다..

 

2012년 9월29일부터 시행한 정보공시제도에 맞추어 입력하라는 데이터는 유치원입장에서는 그동안 누구에게 공개하기 싫었던 자료들을 꺼내 보이라고 하니 할 수도 없고 안 할 수도 없는 형편이 되었고, 원 운영에 대하여 절대적인 권한과 책임을 갖고 있던 유치원 원장 입장에서는 보여야 될 것과 보이지 않아야 될 것에 대한 경험과 기준치가 없으니 답답하기만 합니다. 상대적으로 원생 수가 적고 투명하고 적합하게 원을 운영한 원장 입장에서는 이런 것을 고민하는 원장들이 더 이상하게 보일 수도 있을 것 입이다.

 

조만간 유치원 운영위원회가 설치되려면 부모대표, 교원대표를 선출하여야 하고 유치원 예결산, 유치원교육과정, 학부모 부담경비, 유치원급식 및 방과 후 과정 운영에 관한 사항 등을 운영위원회와 협의하기 위한 준비시간도 필요할 것입니다.

 

이런 현실을 사립유치원장 입장에서는 어떤 시각으로 봐야 할까요? 이런 흐름이 일시적인 현상으로 시간이 지나면 점차 없어질 것이라고 보는 분들은 한 분도 없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대처하고 준비하면 좋을까요?

 

향후 사립유치원의 대처 방안

 

첫째, 피할 수 없으면 즐겨야 합니다.

나 혼자만의 일이 아니고 우리 모두가 겪는 일이라면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아 건강을 해치기보다는 즐기겠다는 생각을 통해서 정신건강을 지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교육자로서의 길’과 ‘교육사업가로서의 길’중 하나를 빨리 선택하는 것도 좋은 방법 중의 하나일 것입니다. ‘교육자의 길’을 선택하여 학부모와 교사, 지역사회의 존경과 감사를 받겠다고 생각하면 많은 걱정과 근심은 하루아침에 살아질 것입니다.

 

둘째, ‘교육사업가의 길’을 선택하였다면 이제부터 경영전략과 시스템을 갖추어야 합니다.

부모 상담과 원생교육은 기본이고 현 문제점에 대하여 근원을 파악하고 미래의 방향을 예측할 수 있는 경영자로서의 혜안을 길러야 합니다. 정부정책의 변화, 미래교육의 흐름, 사립유치원으로서의 나아갈 길, 교육청과 연합회의 움직임 등의 정보를 취합하고 분석하여 대처 할 수 있는 시스템적 사고 능력을 키워야 합니다.

 

셋째, 우리 원만의 차별화된 시스템을 갖추어야 합니다.

감사관련, 예결산, 세무관련, 통장관리 등 자금에 관련된 전문지식을 숙지하고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이 구축되어야 합니다. 월간, 관항목간, 세입세출에 대한 데이터를 손쉽게 입력할 수 있고 필요시점에 정책판단을 할 수 있는 데이터를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 필요합니다. 많은 원장들이 숫자에 약하다고 하면서 이런 일에 소홀히 하고 배우기를 싫어했지만 경영의 핵심은 주요 지표에 대한 이해와 정책적 판단이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넷째, 명문유치원으로 만들기 위한 파트너십이 구축되어야 합니다.

명문유치원이란 학부모들이 교육비가 비싸더라도 교육효과가 입증된 곳을 서로가 보내려고 할 때 비로서 명문유치원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유치원에서는 미래유아교육에 적합한 프로그램 개발과 교수학습법, 방과후과정의 차별화를 위하여 각 분야 교수, 전문가 및 개발업체와 파트너십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오전의 누리과정은 어린이집과 모든 유치원에서 동일한 교육을 하는 의무교육입니다. 결국은 명문유치원이라 하면 오후 방과 후 시간에 부모가 과목을 선택하는 기존의 특기적성교육이 아니라 교육전문가인 원장이 차별화된 컨텐츠를 선택하여 부모들이 주2일, 주3일, 주5일 교육일자를 선택하는 새로운 교육시스템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미래의 사립유치원 방향은 두 가지로 가지 않을까 예측해 봅니다. 한쪽은 누리과정을 중심으로 의무교육위주의 유치원과 또 다른 방향은 독자적이고 차별화된 교육시스템을 구축하여 ‘명문사립유치원’으로 가겠다는 의지를 갖고 준비하고 있는 명문유치원 원장일 것입니다.

 

모든 선택은 사립유치원 원장 각자의 몫이고 판단과 결정은 부모님들이 하지 않을까요?

 

● 필자 김경현 프로필

*브레노스(BRENOS) 창의영재교육연구소 소장 *서울교육대학교 창의영재수학지도사 출강 *서울시 유아교육진흥원 창의사고 출강 *서울교육대학 심리측정연구소 연구원 *중국 연길 브레노스(BRENOS) 영재교육원 이사장 *이화여대 유아교육 CEO 10기 회장 *부모교육연구소 자문위원 *(주)딜레마코리아 대표이사 *서정대 뇌과학을 통한 창의사고 출강 *대우중공업 중앙연구소 책임 연구원 *SK글로벌 벤처투자 심의위원 *이메일 : kkkhkim@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