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기심은 나의 힘
마음에 불을 놓는 시기심
‘한 번도 남을 시기하지 않을 만큼 정신적으로 성숙한 사람이 있다고 나는 믿지
않는다. 그러나 나는 지금까지 자신도 그런 적이 있다고 솔직하게 시인하는 사람
을 만나지 못했다’라고 18세기 철학자 버나드 맨더빌은 말했다. 시기심은 오래전
부터 터부시되어왔다.
지금은 어떨까? 21세기 서울 강남 도로변에 서 있다 보면 외제차를 흘겨보는 자
신을 느낄 때가 있을 것이다. 더구나 운전자가 젊은 사람이라면 묘한 감정에 휩
싸인다. ‘흥! 부모를 잘 만나 호강하는군. 저렇게 허영심만 키워서 변변히 할 수
있는 일이 있겠어?’ 아니면 ‘젊은 나이에 성공했네. 나도 어서 성공해서 멋진 차
를 몰아야지!’ 하고 생각할 수 있다.
전자는 자신이 갈망하는 것을 다른 사람이 소유하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 분통을
터뜨리며 적대감에 불을 지른 시기심이다. 후자는 자신이 원하는 것을 소유한 사
람에게 감탄하고 자극받아 의욕을 불태우는 시기심이다. 시기심은 우리 마음에
불을 놓는다. 그 불길에 자신이 타서 상처를 입기도 하고, 의지에 불타 앞으로 뛰
어나가기도 한다.
사람들은 왜 자신과 처지가 비슷한 사람을 좋아할까
요즘 사람들이 모이는 자리에서 빠지지 않는 이야깃거리가 펀드와 주식이다. 서
점가에는 부자 되는 방법을 소개하는 책들이 넘쳐나고, 경제에 대한 관심은 나날
이 증폭되고 있다. 재테크에 촉수를 세운 사람들에게 경제학 박사 이영권 씨는
‘5년 후 자신의 연봉 계산법’을 이렇게 제시한다.
먼저 자주 만나는 사람 다섯 명을 뽑아서 그들의 연봉 액수를 모두 합한 다음 이
를 5로 나눈다. 이 박사는 이 계산법으로 나온 숫자가 5년 후 자신의 연봉과 비슷
할 것이라고 한다. 이어서 부자가 되려면 자신의 주변에 있는, 이른바 ‘잘나가는’
지인들과 만나는 것을 피하지 말고 일부러 자주 만나라고 덧붙인다. 사실 대부분
의 사람은 자신과 비슷한 처지에 있는 사람 만나기를 선호한다. 이것도 시기심이
작용한 결과라고 하면 과장일까?
어떤 사람은 시기심을 느끼면 상대보다 더 나아지기 위해 분발하려는 의지를 키
우지만, 어떤 사람은 상대방과 자신을 비교하는 데 에너지를 쏟는다. 그 결과 열
등감에 빠지거나 무력감에 빠진다. 이는 사람마다 감정을 처리하는 방식이 달라
서 생기는 결과다.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픈 이유
시기심이라는 감정에 대해 이해하면 그것을 좀 더 잘 다룰 수 있을 것이다. 시기
심을 뜻하는 영어 단어는 ‘엔비envy’인데, 이 단어의 어원에는 ‘어떤 대상에 시선
을 던지다’라는 뜻이 담겨 있다. 즉 무언가를 봄으로써 마음에 혼란이 생겼음을
뜻한다.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속담에 잘 드러나 있는 것처럼 감정은
몸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서울대 의대에서 명상과 뇌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는 강도형 박사는 “시기심은
뇌에서 조건 반사적으로 일어나는 본능적인 감정이다. 달려오는 차를 피할 때
무섭다고 느낀 다음에 피하는 게 아니라 몸이 자동적으로 반응하는 것처럼 시기
심도 자기 의지와 무관하게 느끼는 감정이다”라고 설명한다.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이 분명해졌다. 시기심은 자연스러운 감정이며, 있는 그대
로 느끼면 문제될게 없다는 점이다. 똑같은 상황에서 자신이 다른 사람보다 시기
심을 더 강하게 느낀다고 해도 그것 역시 부자연스러운 상태는 아니다. 따라서
감정 자체를 억누르거나 자책할 이유가 없다. 물론 시기심이 발동한 뒤에 이를
다스리는 방식에 대한 책임은 자기 자신에게 있다. 이왕 일어난 시기심이라면 이
를 동기를 유발하는 에너지로 전환시켜보자.
●●● 감정은 내가 아닌 뇌의 반응 ●●●
감정을 만드는 것은 뇌 속의 신경전달물질이다. 뇌에서 어떤 화학물질이 합성되
는가에 따라 만족감을 느끼기도 하고, 분노로 얼굴이 빨갛게 달아오르기도 한다.
타인들과 부대끼며 살아가야 하는 우리는 감정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지 않으려
고 애쓴다. 상황에 따라서 시기심이나 분노의 감정을 억누르기도 하고, 즐겁지
않은데 즐거운 척하기도 한다. 이렇게 사람들이 감정을 조절하는 덕분에 공동체
의 질서가 유지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때로는 감정 조절에 실패해서 송곳처럼 상대방에게 적대감을 드러내는
경우가 있다. 그러고 나면 뒤돌아서 후회하기 십상이다. 이때 뇌파를 바꿔 신경
전달물질의 분비 정도를 조절해주면 감정에 빠지지 않고 스스로 벗어날 수 있다.
여기에 감정 조절을 돕는 뇌파진동을 소개한다.
●● 감정에 빠진 뇌를 구하는 뇌파진동 ●●
1. 편안한 자세로 앉아 허리를 반듯하게 세우고 눈을 살며시 감는다.
2. 어깨와 목에 힘을 빼고 ‘도리도리’ 하듯 고개를 좌우로 천천히 흔든다.
3. 고개를 좌우, 상하, 무한대로 자유롭게 흔든다. 고개를 계속 흔들다 보면 몸도
저절로 리듬을 타면서 자유롭게 움직인다.
4. ②, ③의 동작을 5~15분 정도 한 다음 움직임을 서서히 멈춘다. 눈을 감은 채
숨을 깊게 들이쉬고 내쉬기를 세 번 반복한다.
5. 그 상태에서 잠시 명상을 한다. 편안해진 자신의 몸을 먼저 느껴보고, 감정이
가라앉으면서 시원해진 뇌를 느낀다!
자료제공·단월드 www.dahnworld.com
글·김보희 kakai@brainmedia.co.kr 출처 : 브레인미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