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적 사고력을 키우려면
개념·배경지식 정해 토론
일기쓰면 거부감 없어져요
"수학이 싫어요. 숫자만 봐도 현기증이 나는데 어떡하죠?" 수학이 어렵다고 호소하는 학생
들이 많다. 특히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면서부터는 수학공부를 힘들어하는 학생들이 더 많
아진다. 이번 겨울방학 동안 수학적 사고력을 높일 수 있는 방법들을 알아봤다.
수학 토론으로 탐구심과 논리력 기르기
"직감삼각형의 각 변을 한 변으로 하는 정사각형을 그려보자. 3개의 사각형이 나오겠지?"
"작은 사각형 두 개의 넓이의 합과 큰 사각형의 넓이가 똑같다!" 소세하(태강삼육초 5)양은
요즘 친구들과 수학토론을 하는 재미에 푹 빠져있다. 수학도서를 읽으면서 생긴 호기심과
관련 배경지식을 친구들과 서로 나누며 수학적 사고력을 키워가고 있는 것이다. 이번 시간
에는 친절한 도형 교과서라는 책을 읽고 '피타고라스의 정리'를 익혔다.
시매쓰 수학연구소 조경희 소장은 "수학 도서를 통해 알게된 개념과 관련된 배경지식을
인터넷 등에서 찾아본 뒤 친구들과 토론을 하면 수학적 창의력과 논리력을 더 늘릴 수 있
다"고 말했다. 토론하고 싶은 수학주제를 먼저 택한 뒤 관련 도서를 읽는 것도 좋다.
여럿이서 공동으로 책을 선정해 주제와 관련된 배경지식을 정리하고 각자 의견을 발표
한다.
수학문제 하나를 가지고도 토론을 벌일 수 있다. 여러 방법으로 접근 가능한 문제를 혼자
또는 친구들과 풀어보고 어떤 과정을 통해 답을 얻었는지 설명하는 것이다. 조 소장은
"자신이 아는 것을 다른 사람들에게 설명하는 과정에서 논리적으로 말하는 연습을 할 수
있다"며 "모범 답안과 자신의 풀이 방법을 비교하고 친구들이나 선생님의 보충설명 · 핵심
개념 등을 공유하면서, 개념을 구체화시키고 구조적으로 정리하는 것도 잊지 말라"고 강조
했다.
수학 일기를 통해 수학적 의사소통 능력 기르기
최다운(옥정 초4)양은 얼마 전부터 자신이 공부한 수학적 개념을 이용해 일기를 쓰고 있
다. 당일 학습한 문제 중 특별히 기억에 남는 것을 골라 풀이 과정을 상세히 적거나 문제를
풀면서 느낀 점을 솔직히 쓴다. 특히 도형과 그래프처럼 생소한 수학적 기호들을 다시 한번
일기장에 그려보면 추상적이고 난해한 수학개념을 구체적인 언어로 이해할 수 있다.
최양의 어머니 김정숙(42·잠원동)씨는 "다운이가 수학일기를 쓰면서부터 문제해결력이
높아졌다"며 "어려운 문제를 쉽게 포기하는 습관을 고친 덕분에 점수가 많이 올랐다"고
말했다. 최근 수학교과서에서 강조하는 것은 수학적 의사소통 능력이다. 시험에도
독해력이 뒷받침 돼야만 풀 수 있는 서술형 문제가 자주 출제된다.
와이즈만 영재교육원 임성숙 연구원은 "수학일기를 꾸준히 쓰면 생각하는 힘을 기를 수
있다"며 "초등 고학년부터는 풀이과정에 있었던 실패 또는 성공요인을 분석하고 더 알고
싶은 점을 따로 정리해야 심화문제를 푸는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수학을 싫어하는 학생의 경우, 수학적 개념을 도입해 글을 쓰기가 쉽지 않다. 이 때
는 '사실'보다는 '느낌'위주로 시작하는 것이 좋다. 내가 왜 수학을 싫어하는지. 어떤 단원
이 가장 어려운지 등을 상세히 적는 것이다. 이유를 적다보면 자신의 학습태도를 점검할
수 있고 수학에 대한 거부감도 줄일 수 있다. 임 연구원은 "수학일기는 글 내용이 매끄럽게
연결되지 않아도 괜찮다"며 "수학적 사고를 한다는 것에 의의를 두고 매일 꾸준히 쓰는 것
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출처 : 중앙일보 송보명기자 sweetycarol@joo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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