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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노스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 딜레마랜드 - 교육자료실 [수학경쟁력이 미래경쟁력-답은 귀신같이 찾지만, 과정을 물어보면...]

인천의 고교 2학년 성모(18)군은 학교에서 1주일에 7시간씩 수학 수업을 받는다. 여기에

매주 4시간씩 개인교습을 받고, 자율학습시간 등을 활용해 주당 약 5시간씩 수학을 추가

로 공부한다. 주당 16시간씩 수학문제를 풀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성군은 “문제를 푸는 건 학교 시험 보는 데는 큰 도움이 되지만, 익숙하지 않은

문제가 많이 출제되는 모의고사에는 큰 도움이 안 된다”며 “문제를 푸는 것 말고는 딱히

다른 수학 공부 방법을 모르겠다”고 말했다.

서울의 고교생 황모(18)군의 사정도 비슷했다. 황군은 “학교에서 수학문제집 한 권을

1~2주만에 다 풀 정도로 많은 과제를 내준다"면서 “사물함에 쌓여있는 문제집의 높이가

성적과 비례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황군은 “문제만 풀다보니 흥미는 안 생기고

수학이 귀찮기만 하다”고 했다.

기계적 문제풀이’에 익숙한 고교생들이 의외의 상황을 만들기도 한다. 서울 서초 메가

스터디 학원의 박승동(48) 원장은 “대개 학교 시험이 50분동안 20문제 정도를 푼다"

면서 ”수학과 교수들도 정해진 시간내에 고등학교 시험문제를 풀지 못하는 것을 봤다”

고 말했다. 생각을 하고 과정을 찾아내는 것이 몸에 밴 교수들이 고교생들의 조건반사적

문제풀이 속도를 당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대학에 오면 이러한 ‘기계적 문제풀이’는 더 이상 통하지 않게 된다. 고등학교에서

미분·적분 문제도 척척 풀었던 학생들이 대학 수학 강의에 나온 1차방정식 문제에 쩔쩔매

기도 한다. 예를 들어 ‘3x=6 이라는 등식에서 왜 x가 2가 되는가?’라는 물음에, 자신있게

답을 내놓는 학생들이 거의 없다. “그냥 3으로 나누면 2가 나온다"는 말만 하지 왜 나누기

를 해야 하는지, 원리를 이해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수학의 원리나 개념을 생각하지 않고 문제만 풀어온 학생들은 대학에서 충격을 받기도

한다. 서울대 수학과 박사과정 이재협(31)씨는 “대학에서 첫 수학 강의 때 ‘극한’의 개념

을 공부했는데, 내가 고등학교 때 문제집에서 수없이 봤던 극한의 의미를 단 한번도 생각

해 본 적이 없었다는 걸 그때 깨달았다”고 말했다. 성균관대 3학년 김수성(23)씨도

“공대에서 배운 수학은 고등학교 때 보다 증명과정이나 응용이 많아지거나 좀더 다양한

것들을 심화해서 배우는 것 같다”고 했다.

암기 위주의 수학 공부에 매달려서는 대학에서 요구하는 수학 수준을 맞추기가 쉽지 않다.

대학원생 최모(27)씨는 “학부시절 수학 중간고사에 ‘공집합은 임의의 집합의 부분집합

임을 증명하라’라는 문제가 나왔는데, 너무 어려워서 그냥 중언부언 답을 써버렸다”며

“고등학교 때는 이런 명제를 외우기만 했지, 단 한번도 그게 왜 그런지 증명해본 적이

없었다”고 말했다.

일부 학생들은 대학 수학에 적응하지 못해 편법을 동원하기도 한다. 수학 문제를 올려

놓고 ‘내가 모르겠으니 좀 풀게 도와 주세요’라고 하면 다른 사람들이 친절하게 답을

설명해주는 인터넷 사이트도 등장했다. 지방 모 대학 4학년 김정진(26)씨는 “수학에

자신이 없는 일부 학생 중에는 이런 숙제 도우미 사이트를 이용해 과제를 해결하는

학생도 있다”고 말했다.

수학에 흥미를 잃어가는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사들의 우려도 크다. 경북 경산과학고

이우식 교사(47)는 “수업시간에 보면 상당수의 학생들이 문제에 대해 깊이 생각하지

않고 기계적으로 푸는 것이 몸에 배어 있다”며 “이렇게 되면 수학에 대한 흥미도는 점점

더 떨어질 것”이라고 했다. 서울 도봉고 송영준(40) 교사도 “학생들 조차도 수학 수업은

점수를 따는 게 목적이라는 생각을 많이 하고 있어, 문제 풀이 이외의 수업 방식은 잘

관심을 가지려 하지 않는다”고 했다.

“단순히 답을 산출해 내는 것을 가르치는 교육은 산수일 뿐, 수학교육이 아닙니다.”

서울대 수리과학부 김명환 교수가 한국의 수학교육을 꼬집은 말이다.
        

                                                                 조선일보 이영민 기자 ymle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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